새고전학파는 처음에 합리적 기대학파로 불렸으나, 이들의 기초가 기대의 합리성 이외에도 즉각적인 시장 청산의 가정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결론에서도 고전학파가 가지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오늘날에는 보통 새고전학파라고 부릅니다. 새케인즈학파는 가격변수의 경직성을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이론적으로 설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새고전학파와 새케인즈학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거시경제이론의 재고 : 새고전학파
1970년대에 통화주의자들의 주장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고, 각국의 경제정책 수립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실패도 돌아갔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 거시경제학의 이론적 전제에 대한 재고가 이루어지면서 급진적 통화론자라고 할 수 있는 새고전학파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루카스와 사전트로 대표되는 새고전학파의 경제학자들은 각종 거시경제현상을 합리적 기대와 미시경제학적 기초에 근거해 가계와 기업의 동태적 효용 및 이윤극대화와 시장청산에 따른 동태확률적 일반균형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루카스는 불완전정보, 합리적 기대, 시장청산의 관점에서 프리드먼의 화폐경기변동이론을 일반균형모형으로 확장하였습니다. 새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방법론에 기초하여 케인즈학파의 거시경제모형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케인즈학파의 직관적 거시경제모형을 이용한 정책처방은, 정부정책이 변화해도 경제주체들이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의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루카스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돌은, 경제주체들이 합리적 기대에 따라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효용과 이윤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정부의 예견된 정책은 장기뿐만 아니라 단기에서도 아무런 효과를 갖지 못한다는 정책무력성 명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새고전학파의 견해는 통화주의와 비교해 볼 때 고전학파적 사고를 좀 더 철저하게 이론화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새고전학파 경제학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각광받은 실물경기변동이론으로 이어졌습니다. 키들랜드와 프레스컷, 롱과 플로서에 의해 발전된 실물경기변동이론은 기본적으로 프리드먼과 루카스의 이론적 틀을 따라 시장청산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을 가정했습니다. 하지만 새고전학파의 이전 연구자들과는 달리 경기변동을 설명하는 데 화폐정책의 역할을 생략하고, 대신 기술충격과 기간 간 소비와 여가의 대체에 초점을 맞추어 경기변동을 설명하려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보다 엄밀한 방법론적인 접근을 통해 새고전학파 경제학은 케인즈 경제학보다 현실경제를 훨씬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 수십 년간 새고전학파 경제학의 행보를 통해 거시경제학은 미시경제학의 방법론이나 도구에 깊이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위기 등은 새고전학파가 주장한 합리적 기대의 가정이 부적절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산가격의 거품 등은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된다는 새고전학파의 가정을 무너뜨렸고, 높은 실업률은 노동시장에서의 가격인 임금이 빠르게 조정됨으로써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킨다는 주장을 무력화시켰습니다.
거시경제이론의 재고 : 새케인즈학파
기대의 합리성과 정책 무력성 간의 관계에 대한 케인즈학파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특히 1977년 스탠리 피셔는 비록 개별 경제주체가 합리적으로 기대를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명목임금이 하방경직적이면 정책 무력성의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즉, 피셔는 합리적 기대 때문에 정책무력성의 명제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의 신축성으로 인한 시장의 즉각적인 청산이 정책무력성 명제의 도출에 핵심이었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피셔는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경제주체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연 명목임금을 고정시킬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피셔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경험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시기에는 실질임금이 하락해야 하고 디플레이션의 시기에는 상승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실질임금이 경기변동과는 별다른 관계없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피셔의 논의는 케인즈학파의 사고체계를 따르는 학자들에게 하나의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가격변수의 경직성을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이는 현실의 경제상황에 보다 잘 부합할 뿐만 아니라 새고전학파의 이론적 도전에 대한 효과적인 반격이 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1970년대 말부터 케인즈학파의 사고체계를 가진 학자들은 가격경직성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주력하였는데, 이러한 연구를 수행해 온 맨큐, 볼 등 일련의 학자들을 새케인즈학파라고 부릅니다. 이들의 연구는 1980년대 초반 미국의 경험과 맞물려 한층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은 긴축적 통화정책의 시행을 공표한 후 실제로 통화긴축정책을 집행하였습니다. 만약 새고전학파의 주장이 맞는다면, 이 경우에 사람들은 명목임금을 낮추고 가격을 하향 조정하므로 산출이나 고용의 감소 없이 인플레이션만 퇴치할 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10%에 달하는 실업률의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경제 내에 가격조정이 신축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새케인즈학파의 주장이 경험적으로 입증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자극되어 한층 박차가 가해진 새케인즈학파의 가격경직성에 대한 연구는 재화시장과 노동시장에 걸쳐 광범위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즉, 새케인즈학파는 새고전학파와 같이 합리적 기대를 도입하면서도 시장청산의 가정을 부정하고 거시경제정책의 유효성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케인즈적 사고를 계승하였습니다. 로버트 킹과 같은 경제학자는 이러한 거시경제학 접근방법의 수렴 현상을 일찍이 케인즈학파와 고전학파 간 신고전학파종합에 비유하여 새 신고전학파종합 이라고 일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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